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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닷컴] (단편) 불조심 (김정권)

조글로 潮歌网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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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불조심


김정권



“불이야!”


아빠트 사람들이 몰려와 웅성거릴 때 소방차도 빨간 눈을 켜고 앵앵거리며 들어섰다. 다행히 남자와 녀자가 ‘흑인’으로 변한 시점에서 불은 꺼졌던 것이다. 사달은 다름 아닌 녀자의 건망증에서 생겼다. 액화가스를 켜놓은 채 욕실에 들어가 샤와를 하다 나니 주방에 불이 붙는 것도 까맣게 몰랐고 남자 역시 엊저녁에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으로 침실에서 아직 일어나지도 못한 무렵이였다.


그래도 먼저 발견한 사람은 남자였다. 불시에 그을음냄새가 나기에 눈을 떠보니 이미 눈앞은 연기로 꽉 차있었다.


“불이다!” 하는 소리에 욕실의 녀자도 새된 소리를 지르며 욕조에서 뛰여나와 욕실문을 벌컥 열었다.


“물 물 물…!”


남자가 소리쳐도 홀랑 벗은 녀자는 우두망창이 된 채 멍해 있기만 했다. 급해맞은 남자는 제꺽 대야를 집어들고 욕조에 물을 퍼서는 주방으로 달려가 불 붙는 벽에 퍼억 뿌려던졌다.


그제야 제 정신이 든 녀자도 알몸이고 뭐고 다른 대야를 들어 물을 퍼 날랐다. 다행히 주방은 도자기타일로 장식되였기에 그나마 불은 십여분 만에 제거할 수 있었다.


탕탕탕!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남자가 문을 열어주었다. 옆집 남자였다.


“어마나!”


녀자는 얼굴을 싸쥐고 급히 침실로 달려들어갔다.


그번의 ‘불사건’이 있은 후 녀자에 대한 철저한 단속이 진행되였다. 남자는 각별한 주의를 주기 위해서는 그저 말로만 그치는 수준이 아니였다. 다시말하면 ‘문건시달’이라 할 수 있었다.


첫째,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액화가스 스위치를 확인한다. (저녁에 눈을 감을 때도 점검한다)


둘째, 액화가스를 켜고 한시도 자리를 뜨지 않는다. (오줌 마려워도 참는다)


셋째, 액화가스를 끄고 다시한번 돌아본다. (두번, 세번도 좋다.)


넷째, 목욕하다가도 나와 가스를 관찰한다. (비누 발린 몸이래도 상관 없다)


주* : 밥을 짓다 절대 돌아서서 방귀를 뀌지 않는다.


“방귀는 왜 못 뀐다는 겜까?”


“방귀에도 불이 붙는단 말이요.”


이건 무슨 어애 방귀 뀌는 소리도 아니고, 남자는 방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소학교 다닐 때 한 개구쟁이가 방귀에 불이 붙는지 궁금해서 성냥을 그어 실험했는데 정말로 불이 붙더란다. 그러면서 방귀도 가스니까 불이 붙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여 설명해주었다.


아울러 특별히 강조하기를,


첫째도 불조심, 둘째도 불조심, 셋째도 불조심, 넷째도 불조심이였다.


그러고도 모자라 주방은 물론, 화장대, 목욕실, 각 방문마다 커다랗게 ‘불조심’이라고 써놓고도 성차지 않아 자가용과 남자가 즐겨가지고 다니는 텐트에도 어김없이 써붙였다. 뿐만 아니라 매일 그것들을 ‘좌우명’으로 삼으라고 닥달질이였다. 하긴 크게 실수를 한 탓으로 간이 곤두박질치듯이 놀라마지 않은 녀자는 남자의 말이 곧 법이고 무조건 집행이였다. 이쯤에서 녀자는 남자의 의도를 충분히 알아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구태여 ‘좌우명’에 대한 유래까지 구구히 늘어놓는다.


 


어느 날, 중국의 대학자인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제나라의 이름 난 재상이였던 황공의 묘당을 찾았단다. 묘당에는 환공이 살았을 때 보던 책이나 입던 옷, 사용하던 물건들이 쭉 진렬되여있었다 한다. 공자는 그 물건들 가운데 반쯤 기울어져있는 술독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단다. 그 술독에는 ‘좌우명’이라고 쓰여져있던 것이다.


“정말 신기하구나. 보통 그릇이나 술독은 똑바로 서있게 마련인데, 이렇게 기울어져있다니!”


묘당을 관리하던 사람이 공자의 말을 듣고 자세히 설명했다.


“환공께서는 이 술독을 늘 가까이 두고 아끼셨습니다. 이 술독에 술을 부으면 반쯤 찼을 때, 저절로 똑바로 서지요. 그러다 술이 가득하면 다시 기울어져버립니다.”


공자는 제자들을 시켜 그 술독에 물을 부어보게 했다. 그러자 아닌 게 아니라 술독은 서서히 움직이더니 똑바로 섰다가 술이 가득 차자마자 금세 옆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한다.


공자는 크게 감탄했다.


“역시 환공이로구나. 공부도 이 술독과 같다. 공부를 다했다고 교만하게 굴면, 이 술독이 가득 찰 때 기울어지는 것처럼 나쁜 일을 겪게 될 것이다.”


공자는 집에 돌아와 환공의 술독과 똑같은 술독을 만들어 곁에 두었다 한다. 독 우에 ‘좌우명’이라 쓰고 늘 겸손한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한다. 나중에 사람들은 ‘좌우명’이라는 글자만 따로 써서 벽에 붙여두고 보았다고 한다. 지금도 ‘좌우명’은 살아가면서 꼭 마음에 새겨두고 지키려고 하는 생각이나 좋은 말을 뜻한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건 뭐 인성교육인지, 한번 불장난에 이 같은 교육까지 받아야 되니 조금은 억울한 감이 들기도 하고 더러는 개나발이 아닌가도 싶었다. 그래도 나중엔 ‘좌우명’이란 말에 그 같은 유래가 있는 것에 대해선 덤으로 지식 하나 배운 것 같아 기분 나쁘지만은 않았다.


그 후에도 녀자는 그 ‘좌우명’을 좌, 우는 물론 고, 저로도 깊이깊이 아로새겨 넣었다.


녀자는 몇달 전부터 십자수에 취미를 가지고 시간 날 때마다 십자수를 수놓았다. 처음에는 견본에 따라 색실을 수놓던 데로부터 풍경 몇점 완성하고 나니 어쩐지 따분한 감이 들면서 별로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작품만은 견본없이 자기 창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이제 겨우 절반도 되나마나하게 완성된 ‘활화산’이였다.


작품은 먼산을 녀성의 얼굴과 머리를 이미지화하고 이제 그 앞으로 커다란 젖가슴에서 분출되는 용암이 불바다를 이루는 파격적인 인상을 담으려 하는데 작가의 중심사상은 어머니의 뜨거운 사랑을 표현한다고 녀자는 그렇게 구상하고 있었다.


남자는 그림의 제목을 ‘베스타’라면 좋겠다 했다. 녀자는 그런 제목은 머리꼭대기부터 멀미나는 일이라 당연히 ‘좌우명’은 될 수 없었다.


녀자의 환각증세가 생긴 것은 ‘활화산’이 불꽃을 내기 시작하는 그 쯤에서였다. 자기가 수놓은 작품임에도 뭔가 안해이면서 엄마로서의 긍지감이 생기면서 얼굴이 막 화끈거려 나기까지 하였다. 그런데 며칠 안돼서 녀자는 또 한번 대형사고를 내고야 말았다.


계절은 초록이 가로수를 물들이고 아빠트울안의 복사나무가 꽃너울을 쓰고 아지랑이와 입맞춤을 할 때였다. 녀자의 집창문 아래서 철매가 빨갛게 웃고 활짝 열린 창문으로 훈훈한 봄기운이 집안으로 들어와 록색의 커튼을 살짝살짝 흔들어놓았다.


십자수를 수놓던 녀자가 얼핏 창 밖을 내다 보았다. 저 멀리 서녘에 석양이 불길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순간 ‘활화산’이 ‘베스타’로 변하였다. 그러더니 자기가 수놓은 ‘베스타’가 움죽움죽 일어서고 있었다. 왜 그런가 자세히 여겨보니 누군가가 자기의 ‘베스타’를 훔치고 있었다. 다시 찬찬히 보니 그는 다름아닌 ‘프로메터우스’였다. 녀자가 막 소리를 치며 내 물건을 달라고 해도 ‘프로메터우스’는  들은둥 만둥 ‘베스타’를 가지고 창문으로 날아서 빠져나갔다. 녀자도 그만 달려들어 쫓아가다 창문 밖으로 휙- 날아나갔다.


다행히 녀자의 집은 3층이고 1층 집에서 아래에 부추를 심어놨기에 엉덩이뼈가 조금 금이 가서 몇달 병원신세를 지는 데 그치고 말았으니 망정이지 하마트면 큰일을 칠 번했다. 그러니 남자의 경계가 더 할 것은 불보듯 뻔했다. 남자는 또다시 서면조항을 작성했다.


제1장, 불, 불을 절대 오래 보지 않는다.


제2장, 물, 물을 절대 오래 틀지 않는다.


제3장, 잠, 잠을 절대 오래 자지 않는다.


제4장, 꿈, 꿈을 절대 오래 꾸지 않는다.


주* : 불을 오래 보면 화끈거려서 정신적으로 태우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고 물을 오래 틀면 정신적으로 잠기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며 잠을 오래 자면 꿈이 많아 질 것이고 꿈이 많아지면 환각이 많아지는 것.


병원에 있는 와중에도 녀자는 꿈에 ‘프로메터우스’가 자꾸만 나타나서 무던히도 애를 먹었다.


정신과 의사에게 보이니 우울증이 조금 있으며 정신착란증세도 조금씩 보인다고 했다. 의사는 너무 자극적인 일은 피하는 게 좋다고 하면서 아름다운 그림이나 동화 같은 글들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요즘 남자의 거동이 조금 달라진 것 같았다. 병원도 오네 마네 하다 오랜만에 와서는 신경질적으로 녀자를 대하는 듯했다.

 


녀자는 징조가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가 퇴원해 집에 와서 보니 집안 분위기가 예전과 같지 않았다. 거실은 물론, 침실도 이불은 개이지도 않고 탈피한 뱀이 빠져나간 자리처럼 지저분하게 구겨져있었다. 녀자는 다른데는 몰라도 침실 하나만은 깨끗하게 정리하기를 좋아했다. 침실은 부부간의 신성한 보금자리이며 가정의 상징이라고 믿고 있듯이 정갈해야 한다고 여기였다.


녀자는 팔을 걷어붙이고 침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우선 쭈그렁망태 같은 이불을 걷어안고 아프리카코끼리 배가죽주름 같은 시트를 와락 당겼다. 그런데 무엇이 발등에 떨어지는 느낌이 생겨 내려다보니 웬 보지 않던 물건이였다. 얼핏 보면 오징어 몸통을 썰어놓은 것 같아 그 물건을 들고 자세히 보니 콘돔이였다. 다음 순간, 녀자의 손에서 콘돔이 떨어졌다. 콘돔은 빠져나온 다이야마냥 도르르 굴러가다 문턱에 걸려 힌들 넘어져있었다.


원체 녀자의 집에는 콘돔 같은 건 있을 수 없었다. 신혼도 아니고 임신기간도 아닌 이제 50대를 바라보며 녀자는 피임조치는 일찌감치 해놓은 시점에서 콘돔이 있다는 건 무조건 남자가 외간 녀자하고 바람을 피웠다는 증거였다. 그것도 다른데도 아닌 녀자가 가장 신성하게 여기는 자기들의 침실에서 이런 분통이 터지는 일이 생겼다는 건 도저히 그저 지나갈 일이 아니였다.


녀자가 가까스로 분을 참으며 다시 침대 안쪽에 눈길을 돌리는 순간, 그 구석에서 또다른 물건이 보였다. 녀자가 제꺽 꺼내보니 역시 콘돔이였다. 아직 비닐포장을 뜯지 않은 상태여서 돌돌 말려있는데 그것이 녀자의 손에서 주르륵 펼쳐지는 것이 꼭 마치 꿈틀거리는 뱀과 같아 녀자는 이내 팍 뿌려던졌다. 콘돔세트는 벽에 맞아 아래에 널부러졌다. 한줄에 스무개라고 할 때 열개 푼히 없어진 걸로 보아 남자는 그 짓을 열번도 더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십중팔구는 어느 나이 어린 년을 집에 끌어들였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녀자에게 있어서 이것은 하늘이 무너지는 사태나 다름 없었다. 적어도 자기 남편은 자기 밖에 모른다고 자처하고 있었고 세상 남자들이 다 그렇고 그렇다 해도 자기 남편만은 철두철미 자기만을 사랑하고 자기만을 위해 죽을 것이라 여겼었다. 그러나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격이 됐으니 녀자는 더구나 심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었다. 믿음이 크면 그만큼 상처도 큰 법이거늘 녀자는 남자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는 어느 연해도시에 세미나가 있다고 녀자가 퇴원하기 며칠 전에 출타했던 것이다.


탕탕탕!


문 두드리는 소리다.


녀자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문을 인차 열어주지 않았다.


또다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녀자는 그래도 열어주지 않았다.


“여보, 안에 없소?”


남자는 소리쳤다. 했지만 아무런 응대도 없다. 남자는 가방 안에서 열쇠를 찾아 구멍에 꽂고 문을 열었다. 열리지 않는다. 안에서 잠가놓은 게 분명했다.


텅텅텅!


둔중한 소리가 난다. 남자가 짜증스럽게 발로 찬다는 것을 녀자는 안다. 이쯤에서 녀자는 아무 일도 없는 듯이 문을 열어준다.


“귀구멍에다 개불 틀어막았어?”


“개불 아니라 이건데…”


 


녀자는 귀에서 이어폰을 꺼내며 “음악을 듣다보니…”그러면서 남자의 가방을 챙기는 것을 잊지 않는다.


신을 벗고 들어온 남자는 이상해진 집안 분위기에 조금은 당황한 기색이다. 다시 휘둘러보니 자기가 그렇게 신경 쓰던 ‘불조심’이 모조리 없어졌던 것이다.


“‘불조심’은 왜 다 떼버렸소?”


“오, 그거 이젠 낡아서…”


“낡아도 글은 알리지 않는가?”


“글은 알려도 너무 어지러워서…”


녀자는 아무런 내색도 내지 않고 저녁을 지어주었다. 남자는 이번 세미나에서 여차여차 많은 걸 보고 느꼈다면서 장황설을 늘어놓지만 녀자의 귀에는 들어올 리가 없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남자는 출장 갔다가 어찌 빈손으로 오겠냐며 녀자의 선물을 사왔다고 했다. 이전에도 그랬듯이 남자는 녀자에게 눈을 감으라고 했다. 녀자는 그냥 눈을 감았다. 남자가 녀자의 목에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다른 때 같았으면 너무 좋아서 남자에게 매달리며 키스벼락을 안겼을 녀자이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저도 선물이 있어요.”


“그게 뭔데?”


“눈을 감아봐요.”


남자는 인차 눈을 지그시 감는다. 녀자는 조심스럽게 남자의 뒤로 가서 남자의 목에 목걸이를 걸어준다.


“남자가 무슨 목걸이요?”


“이건 특별한 거니깐.”


“특별하다구? 어떤 건데?”


“세상에 둘도 없는…”


남자가 눈을 떠보니 그것은 콘돔목걸이였다.


“엉? 이건…”


그것으로 성차지 않았다.


남자는 팬티바람에 침대에 벌렁 너부러져 자고 있었다. 언뜻 남자의 안경이 전등불빛에 반짝거리고 있었다. 녀자는 그 안경을 당장 박살내고 싶었다. 녀자는 살며시 남자의 안경을 벗겨내렸다. 그다음, 안경에다 자기가 바르는 립스틱을 새빨갛게 발라놓았다. 그리고는 자기 눈에 안경을 걸어보고는 혼자 소리없이 실실 웃었다. 녀자가 다시 안경을 남자의 눈에 대충 걸어놓았다. 침실문을 활짝 열어놓고 출입문은 반쯤 열어놓았다. 이미 휴대폰에다 저장해놓은 소방차앰블소리를 찾아냈다. 이제 “불이야!”하고 소리치면 아주 볼만한 구경거리가 생기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불이야!”


녀자는 크게 소리를 쳤다. 그 소리에 남자가 다급히 일어나 안경을 바로 걸자 대뜸 선불 맞은 메돼지처럼 허둥지둥 하다가 날 살려라! 하고 문을 박차며 나갔다. 이때라고 녀자는 문을 닫아 안으로 철컥하고 자물쇠를 잠궈놓았다. 남자는 층계를 오르내리며 소리치다가 안경이 벗겨지는 바람에 그제야 녀자의 장난에 놀아난 자신을 느끼였다. 그러나 이미 층계에는 이웃들이 나와 있어 거의 알몸이나 다름없는 자기를 보고 킥킥 웃고 있었다. 남자는 급히 문을 당겼다. 열릴리 만무했다. 그렇게 남자는 녀자에게 톡톡히 당하고 말았다.


녀자는 거실에 앉아 다시 ‘베스타’를 수놓고 있었다. 텔레비죤에서는 한창 성폭력고발운동을 다루고 있었다. 연예계로부터 법조계와 군대와 스포츠, 어디라 할 것 없이 성폭력과 불륜을 다루고 있었다. 그것을 보다 녀자는 또다시 울분이 치밀어올랐다. 녀자는 라이타를 찾아 불을 켜고 ‘베스타’에 달았다. 불은 금세 붙기 시작하였다. 불과 불은 서로 만나 악수나 하듯 타올랐다. 녀자는 타오르는 ‘베스타’를 들고 곧바로 침실로 들어가 남자의 이불 우에 놓았다. 그리고는 자기도 이불을 들고 들어가 누웠다. 남편이 새된 소리를 지르며 화닥닥 일어나 불 붙는 이불을 그대로 감아서 바닥에 놓고 발로 밟았다. 불은 그렇게 꺼졌으나 남자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었다.


“미쳤냐?”


녀자는 그래도 말이 없이 송장처럼 누워있었다.


“당장 정신병원에 가봐!”


남자는 집을 뛰쳐나갔다.


이틀 후에 남자가 다시 집에 들어왔을 때 녀자는 또 무엇인가 수를 놓고 있었다. 남자가 찬찬히 보니 그것은 자기의 팬티였다. 녀자가 마지막으로 매듭 짓고 팬티를 쏘파에 놓았다. 그것을 보는 순간, 남자는 또 한번 경악을 했다.


  팬티 앞에 빨간색 실로 수놓은 글자는 ‘불조심’이였다.



연변일보 2020.3.20


方式(任选其一)


작가 김정권

국가1급극작가 


중단편소설

"가죽구두"

"모기정전"


소품

"첫날이불"

"설날아침"

"남자와 녀자"

등 100여편



김정권의  작품세계  


김정권 시 "엄마의 장날"(외5수)

(수필) 나의 형님

(산문시) 봄이 오는 방식 

(단편) 외딴 집

(시) 당신만을 사랑하다 (외6수)

(단편) 우울증

(수필) 북대시장거리

(수필) 엄마의 "그곳", 부끄럼이 뭐길래


(우리노래) 리설화 변강 "우리는 하나다"(김정권 작사 최영철 작곡)


(소품)  "보고전의 보고" 


 안내 : "문학작품"은 sinbalam과 위챗친구하여 보내주시면 등재해드립니다.-신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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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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