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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닷컴] (수필) 까막눈의 장본인은 누구일가? (김두필)

조글로 潮歌网 2020-09-15

수필
까막눈의 장본인은 누구일가?


김두필(위해)
 

누구나 이 세상에 나서 자라면서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하고 가기마련이고 이리 가면 고향이고 저리 가면 타향인데 대체 어디로요… 내가 어릴 때의 일을 되살려 보면 문뜩 떠오르는 것이 있고 나중에는 어른들의 말을 엿들어서 조금씩 어리둥절하게나마 알게 되였어도… 내가 이 세상에 태여날 때 아버지는 36살이고 어머니는 33살이였다고 하는데 그때 마침 해방초(50년대)에 문맹 퇴치열이 한창 일어 어머니의 가슴 불태우는 배움 길에 우연히 내가 태어나는 바람에 기회를 놓쳐 먼 후날에 뒷다리도 모르는 애매한‘까막눈’이 되고 말았다고 말하고 가끔 고운 눈으로 나를 흘겼다. 얼마나 가슴 아팠으면 어릴 때 칭얼거리면 곧장 옛날 이야기를 꺼내기가 일쑤이였을까… 그리하여 나도 점차 알게 되였고 그것이 어린 마음속에 조용히 자리 잡았고 그 이후로 내가 중학교를 다닐 적에 어머니에게 조선 글을 배워주겠다고 제안하자, 어머니는 내가 이제 배워서 무슨 쓸모가 있겠느냐 하면서 웃음으로 받아넘기고 그런대로 다행이 돈을 세는 것은 배웠두었다… 어머니가 문맹 반을 다닐 때 나는 태여난 것을 모름지기 후회했었다… 한 어머니의 마음에는 자신의 속마음을 헤아리고 배우지 못한 한을 자식이 풀어줄 것이라고 믿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이 부모된 어른의 착잡한 심정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어릴 때 아버지를 잃고 여덟 살 어린 나이에 한창 배울 것을 배우지 못했고 재가를 한 외할머니를 따라다니며 ‘더부살이’, ‘머슴살이’로 있으면서 대여섯 되는 이붓동생들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그렇게 배우고 싶던 기회를 놓쳤다. 우리 외할머니도 한심하지, 다른 자식들은 소학교, 중학교를 졸업시키면서 왜 어머니한테 그리 혹독하고 모질게 하였던지, 나같으면 원망에 차서 호통치고, 차라리 소학교 공부나 시킬 것이지 어머니가 ‘데려온 아이’인지를 의심하기도 했다. 불쌍한 어머니 대신 어린 나로써도 은근히 큰 불만이였다. 그런 어머니는 가득한 설음과 욕망때문에 한이 맺혀 우리 외할머니를 어머니라고 부르거나 살갑게 외우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리하여 어머니의 아픔과 설음을 리해하기에는 내 나이 50살이 가까워오는 오랜 세월이 흘렀었다. 세상을 알만할 때 부모의 고충을 아는 것은 너무나 시간적으로 늦은 후회로 될 뿐이었다. 그런데 불쌍한 어머니를 아버지는 기회만 되면 이른바 ‘부농새끼 ’이라고 욕하며 잦고 귀찮은 텃세를 부려왔고 외할아버지의 돈은 한푼도 써보지 못하자 뒷자리마저 배우지 못한 여윈 어머니를 이따금 괴롭혔다. 그 당시 아버지는 당시 문맹퇴치반에 석달을 다녀 그 덕분에 큰글 몇자를 배우고 초급사주임, 고급사주임, 당지부서기, 나중에는 전근하여 인근 마을의 당총지부 서기를 담임하신 적이 있었는데 역시 문화지식 부족하여 40대 후반에 애매하게 좌천당하였다. 그런 아버지와 어머니의 과거를 생각하면 그 시절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었던 일이 너무 가슴 아프고 그때 제대로 배웠더라면 아마 부모님의 삶도 꽤나 이색적이고 다채롭지 않았을까 가끔 생각해 본다.


  우리 형제가 5남매로 자라오면서 공부를 잘해서 부모님께 보답하려고 했으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모두가 깔아뭉개는 못난이 ‘돌멩이’이었던 초중 1학년에 중퇴하였다. 몸에 위병이 나서 공부를 그만 둔 사람, 병난 형을 도와서 학교를 중퇴한 사람, 가엾은 시대 때문에 공부를 못한 사람, 병난 형때문에 공부를 마치지 못한 사람… 모두가 동일하게 초중 1학년생이였다. 꿈보다 해몽이 낫다고 어쩌면 이렇게도 신통할 수 있을까…


  그러니 배움이 뭔지 리해하지 못한 시기에 나는 나름대로 책을 탐해서 가끔 동네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구하면 밤이 새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읽었다. 전에 ‘삼국연의’와 ‘수호전’은 그 시절에도 남모르게 가만히 보던 책으로서 책 중의 일부 중요 구절은 거의 외우다 싶이 하여 친구들에게 이야기해주곤 했다. 한번은 누구한테서 ‘삼국연의’ 한권 빌렸는데 다음날 돌려주기로 했다. 그래서 그날 저녁부터 책을 보기 시작했는데 밤에 책을 보느라고 전기를 켜니 어머니가 아버지가 다음날 일보러 간다고 하자, 아버지는“애가 책을 보는데 놔두오 라고 하자…” 나는 미안하여 이불을 뒤집어쓰고 손전지의 불빛으로 그 책을 새벽 3시까지 다보고 나서야 잠을 청했고 쪽잠을 자고 눈을 비비며 일밭으로 기분좋게 나갔다.


  이러는 나에게는 아버지, 어머니에게 단 한번도 배움의 기회를 마련해드리지 못한 것이 으뜸가는 불효로 느끼는 바이다. 가물에 단비라고 요행 엄청 밝은 곳을 피하여 달려간 곳이 먼 북만땅에 이사온 2년 만에 나는 그 시절에는 고맙게도 누구도‘거짓말’못하는 밝은 세월에 한 다정다감한 지부서기가 나서서 “동무의 입당을 내가 책임지겠소…”라고 했고 나중에는 인민공사의 당위서기의 분에 넘치는 과분한 추천으로 나에게는 공농병대학생이라는 기회가 귀신같이 찾아왔다. 그때는 한 현에서 고작 여러명에게만 차려지는 대학으로 가는 기회, 그것은 하늘에 별따기나 다름없었고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학교로 갈수 있었다. 물론 한창때에 꿈을 위해 역시 소갈데 말갈데를 가리지 않았던 것에 합당한 보상이라 하겠지만… 그러한 나에게는 아버지가 무형의 그늘이였고 늘 지켜주고 가끔 흔들릴 때마다 어린 나를 용케 인도해주었다. 고생 끝에 락이 온다고 1974년 9월 24일 우리 집은 밤이 가는 줄도 모르고 들뜬 기분이었다. 그러는줄 모르고 나는 술도 한잔 마시고 아예 며칠간 이제나 저제나 입학통지서를 애타게 기다리느라 며칠이고 잠을 설친지라 업어가도 모르게 쿨쿨 잠들어 있었다.


  “너는 쿨쿨 잠을 자는데 너의 아버지는 밤샘을 하였단다. 그러면서 나도 이젠 대학생을 하나 키워내는구나 하고 눈물이 글썽해서 말하더라.”라고 어머니가 의미심장하게 눈물이 글썽해서 말하였었다. 그 시절 많은 사람들과 같이 아버지, 어머니는 쌀을 조금씩 팔고 큰형은 돼지를 키워 팔아 돈을 보탰고 작은 형은 작게 몇푼 안되는 월급으로 학비를 보탰고 동생들은 나름대로 용돈을 보탰다. 그 시절 대학을 가는 것을 얼마나 바랐던가를 알수 있는 소원이자, 념원이였다. 아버지, 어머니를 망라하여 온집 식구들이 부모님, 형님들, 녀동생, 남자동생까지 합심하여 내 뒷바라지를 해준 셈이였고 그 덕분에 그 시절에 젊고 대바른 스승들, 몇몇 대바른 친구들의 도움으로 나는 대학교를 순리롭게 졸업하였다.


  온 가족 식구들의 마음으로, 마을친구들의 지원으로 대학교를 졸업한 나로서는 내 자식들을 장차 굶어죽더라도 뒷바라지를 잘해야겠다고 생각하여 마음같아서는 국내에서 으뜸가는 대학에 보내고 싶었으나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았으므로 중점대학을 가고 여러 분야를 두루 거쳐 학교를 마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내 인생에는 감히 엄두마저 못내는 ‘총명’을 밑천으로 하여 석사, 박사를 따냈고 별로 경제적으로 걱정 없이 마무리였고 부모로서의 자기 자식에게는 의무를 감당했으나 정작 부모님한테는 영원히 갚을 수 없는 빚이였다.


  그러다가 두루 세월을 지나오면서 나에게는 한가지 한이 남았있어요, 바로 아버지, 어머니를 다시 돌이킬 수 없는‘까막눈’으로 만든 ‘불효자식’이고 내 자식은 석사, 박사 만든 너무나 량심없는 ‘나부랭’이다. 이제 다시 갚을 수 없는 ‘영원한’빚쟁이다. 갚을 수 없는 영원한 빚쟁으로서 어쩌면 아버지, 어머니에게 진 빚을 갚을 날이 있을까 싶었다. 혹시 나에게 다시 한번의 기회를 준다면 몇십년 전으로 돌아가 아버지, 어머니의 ‘까막눈’을 모자부터 깨끗이 벗겨드릴 것인데…

흑룡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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