查看原文
其他

[문학닷컴] (수필) 남의 일을 하며 산 인생 (궁금이)

潮歌网 2020-09-15

The following article is from 中国朝鲜语广播CNR Author 중국조선어방송넷

 조글로   

       이슈 단체 인물 비즈 문학 력사  

제보광고검색pc버전| 건강|노래珍藏版|web



궁금이 수필세계12


남의 일을 하며 산 인생

글 | 궁금이 · 방송 | 강설화





  

아침에 지하철역에서 나오니 5시 50분이다.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자그마한 가게가 벌써 문을 열었다. 매일 만나던 가게가 북경시에서 6월 11일에 확진자가 나온 이튿날부터 문을 닫았다. 20일만에 다시 문을 연 걸 만나니 무척 반갑다. 새벽의 조용한 거리를 쓸고 있는 환경미화원과 묵묵히 아침 준비를 하고 있는 이들이 있어서 인적이 드문 수도의 이른 아침은 한결 따뜻하고 삶의 숨결이 느껴진다.

 

“평생 남의 일을 하며 살아왔는데 지금부터라도 내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습니다.”

 

산속에 사는 자연인에게 산에 들어온 계기에 대해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이다. 남의 일을 한다는 쪽으로는 전혀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저 말을 듣고 보니 다시 음미해보게 된다. 물론 내 생계를 위해 혹은 품위 있게 포장하면 민족의 중흥과 나라의 진흥을 위해 일했다고 하더라도 어느날 정신을 차리고 보니 결국에는 나보다는 남의 일이였다. 그래서 단연 모든 일을 접고 산속에 들어가서 아침에 깨서부터 저녁에 잘 때까지 오로지 나만의 일을 하면서 살고 있다.       그런데 세상사는 칼로 베듯이 그렇게 분명하게 잘라서 생각하기 어렵다. 사람과 사람, 일과 일의 련관속에서 삶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설사 산속에서 혼자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산다고 하더라도 그건 적어도 그전에 살아온 인정세태의 루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남을 위한 일의 프로수를 얼마라도 줄일 수 있다면 이제라도 산속에서 살면서 나만의 삶을 즐기겠다는 시도가 좋았다. 보통은 사업이 실패했거나 건강이 안좋아서 산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이 자연인은 그냥 나를 위한 일을 하기 위해 선택했다는 게 존경스럽다. 

    존경스러운 사람은 존경할만한 여러가지 리유가 있다. 이 자연인은 국무총리상까지 받고 총리의 추천으로 미국 워싱턴주립대학에 입학해 태권도 사범까지 겸했었지만 영어 이름이 없다. 물론 영어이름이 있는 사람은 존경스럽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고 출국 한번 안 해도 영어이름을 가지기에 바쁜데 비하면 색다르게 경모심이 생긴다는 얘기다. 학교에서 영어이름을 만들자고 하니 나는 부모님이 정해주신 이름 하나로 족하다며 미국에 있는 내내 한국이름을 그대로 썼다고 한다. 사실 이름이란 게 부르는 사람과 불리우는 사람이 통일하면 되는 일인데 굳이 여러개 가질 필요는 없다. 그러는 나는 이 시각에도 궁금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쓰고 있다. 그래서 내가 이중인격자라고 주변에서 꼬집는 후배들이 한둘이 아니다. 입은 번지르르하게 말은 잘 하는데 그러는 당신은 그렇게 책대로 사냐고 노하시는 네티즌분들도 한둘이 아니다. 다 인정하고 내가 가야할 길만 가고 있을 뿐이다.      남의 일과 나의 일의 가장 큰 구별은 무엇일가. 취미성이다. 분명 남의 일인데 적성에 맞고 내가 재미있게 하면 그건 이미 남의 것이든 나의 일이든 중요하지 않다. 하물며 일에 따르는 보수로 생활도 이어져야 하니까. 돈도 벌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면 남의 일일지라도 오히려 돈만 들어가는 내 일보다 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건 희망사항이고 무릇 남의 일이라면 분명 남의 규칙이라는 게 있다. 규칙이라 함은 지켜져야 하는데 지키는 과정의 강제성으로 인해 취미성이 부여되기가 쉽지 않다.       내 주변에는 자기 집도 있고 회사도 있는데 꼭 자기만의 작업실을 갖고 싶어하는 후배들이 있다. 집에는 애도 있고 가족도 있고 회사에 나가면 이런저런 일이 주어지기 마련이니 오직 나에게만 속하는 공간을 갖고 싶다. 내가 지배인이고 다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그런 공간과 환경이 간절하다. 클 필요도 없다. 책상 하나에 걸상 하나면 족하다. 몇시간이고 아무런 방애도 받지 않고 오로지 내 생각에만 몰두할 수 있고 내가 원하는 일만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필요할 뿐이다. 이건 집이 커서 별도로 사무실용 방이 하나 있는 것과도 다른 개념이다. 전에 어른들이 처가집과 화장실은 멀수록 좋다고 하더니 아마도 그런 맥락이 아닐가 싶다.

    남의 일이지만 꾹 참고 해야 하는 핵심적인 원인은 먹고사는 문제다. 애도 키워야 되고 로후보장도 만들어야 한다. 그게 걸려 있으면 아침에 천근 무게의 눈꺼풀도 떠야 하고 직장에서 싫은 웃음도 지어야 되고 퇴근해서는 싫은 회식에도 참가해야 한다. 지금처럼 밖에 나가는 걸 자제하는 게 미덕인 시기에는 회식이 없어 세상 편하지만 전에는 회식도 업무의 연장이라면서 강요하는 직장이 한두개가 아니였다. 또 실제적으로 사무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친목이나 나올 수 없는 아이디어가 이런 연장선상에서 생겨나는 것도 사실이다. 먹고마시는 자리에서 돌아가는 엔돌핀이란 게 딱딱한 사무실 환경과는 비교할 수 없게 생겨나기 때문이다.

    자연에 사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결론이 있으니 이 좋은 곳에 내가 왜 이제야 오게 되였나는 후회면 후회고 유감이면 유감이다. 전에는 생활이라는 게 그냥 그렇게 치렬하게 살아야만 하는 것인 줄로만 알았고 열심히 하다보면 뭔가 이루어지겠지 라는 신념하에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러던 어느날 잠시 제동을 걸고 자신을 훑어보니 여기저기 부품도 많이 마모되고 마력도 이제 옛날 같지 않다. 그때부터 허무함에 허탈감이 겹치고 세상은 그렇게 공평한 것만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만사 제쳐놓고 텐트 하나로 산에 들어가고 나니 순간에 몸과 마음이 동시에 홀가분해진다.

    물론 전기가 없고 겨울엔 춥고 벌레와 산짐승에 시달려야 하는 불편함도 있지만 마음이 편한데 비하면 그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일생을 크게 나누면 일할 때와 퇴직한 다음인데 퇴직후에도 일할 때보다 더 근심걱정이 많으면 곤난하다.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또 다른 “직장” 생활을 시작한다고 보면 순식간에 행복해진다. 산에서 살든 들에서 살든 내가 원한다는 게 핵심이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게 희열이다.

    하반전에는 나만을 위한 시간이 길수록 좋다.

궁금이

youshengxiangban@126.com

궁금이 수필세계

 (수필11) 6월의 마지막 밤 (궁금이)

 (수필10) 고비 

 (수필9) 낡은 방법의 큰 지혜 

 (수필8) 하늘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수필7) 래일이 기다려지는 오늘 

 (수필6) 녀자의 실수

 (수필5) 갚을 수 없는 빚

 (수필4) 조상들이 원하는 것은

 (수필3) 주어와 술어는 가까워야 한다

 (수필2) 집이 두 채인 엄마

 (수필1) 나의 살던 고향은

 궁금이님의 책 읽기:큐알코드를 스캔하면 구독할수 있습니다.

 제공: 중국조선어방송넷  

   *본문은 작가 개인의 견해일뿐 중국조선어방송넷 위챗 계정의 견해나 립장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안내 : "문학작품"은 sinbalam과 위챗친구하여 보내주시면 등재해드립니다.-신바람


최신 작가와 작품

2020년 최신 작품
[문학닷컴] 김창영 시 "순서를 꼽는다면"(외 2수)
[문학닷컴](중편) 향에는 점심때가 없다 (허강일)[구술59] 이름난 중국조선족 음악활동가 (박장수 편 1)
[챔피언 1965 (10)] “백전로장”/원수(元帅)가 준 별호
[문학닷컴] (칼럼) 한 농예인의 동상 그리고...(김혁)
(수필) 6월의 마지막 밤 (궁금이) 문학작품 더 보기(请点击) 

2020년 작가
칼럼||김혁채영춘리성일우상렬허명철박광성강효삼리성일장동일박광해최학송박승권김혁현춘산채영춘주소란|박광성|예동근|김범송김경애김문일김광림리동렬김정룡문학김창영허강일궁금이회령김정권최상운김훈지향옥림운호김병민손룡호궁금이렴광호리해란서가인신철국최화길손룡호허강일이문혁김학철김혁림원춘허미란박장길렴광호김재현김수영김두필김일량남영전현춘산서가인리문호리광인김혁한석윤|허미란김학송김호웅남룡해김정권김영분림운호장학규리련화한영철김경진김영택김병민김복순최상운회령채영춘김명숙류영자김춘실류재순려순희김홍남윤청남리동춘심명주최화김명순[허강일 추리소설] 도시는 알고있다18[허강일 추리소설] 흉수는 바로 그놈이였다력사[구술] 김학철(7)[珍藏版]리광인 '70년대 사람들'|[구술] 남영전(1) (2) (3) (4) (5) (6) 양림(구술)채영춘(10) 리광인 실화문학《아,나의 중학시절이여》(구술)림원춘(7) |특집[珍藏版] 우리말 어원 산책(렴광호)

http://www.zoglo.net/weixin/list.html?cd=2&cdid=2&code=9




    您可能也对以下帖子感兴趣

    文章有问题?点此查看未经处理的缓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