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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강일 추리소설] 도시는 알고 있다(14)

조글로 潮歌网 2020-09-15

우리 문단 신선한 활력소! 추리소설 작가 허강일!

극작가, 시인, 기자로서의 허강일이 펼쳐보이는 숨막히는 드라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한치 앞도 내다 볼수 없는 운명의 대결! 지금 펼쳐집니다.


 허강일  장편추리소설 

도시는 알고 있다


57

홍콩투자상인 초선이 안과장에게 주었던 정력제의 실체가 밝혀졌다. 중동지역 간첩들이 사용하던 특수제품으로서 복용 후 즉시로 사망케 하는 기타 독품과 달리 일주일 후에야 사망하게 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복용 후 일주일 이내에 술을 마시게 되면 전신의 피가 서서히 굳어지면서 흥분상태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제품을 갖고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오래동안 모살계획을 짜고 있었다는 것을 말한다.

강호는 숨을 돌릴 겸 《조간신문》을 펼쳐들었다. 제3면에는 태평양실업의 왕도 회장과 동방편직의 문수가 손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신문에 따르면 왕도와 김문수가 손잡을 경우 진성실업과의 합작가능성도 점쳐져있었다. 급작스런 보도에 당혹감을 금치 못한 강호는 왕도 회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메세지를 넣었다. 1분도 안되여 전화가 걸려왔다.

“아하, 강호 부국장님, 무슨 분부가 계십니까?”

“아니, 별 할일도 없지 해서 차나 한잔 마실가 해서…”

강호 부국장이 핑게 좋게 말을 둘러댔다.

“제가 차를 보낼 테니까, 여기로 오세요. 저는 오늘 진성실업의 진성 대표와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래요? 근데 기업가들의 만남에 제가 참석해도 괜찮겠습니까?”

“사실 진성 대표와는 오늘 처음으로 자리를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잖아도 둘이 만나자고 하니 따분해서 어쩔가 했댔는데 잘됐습니다. 어떻게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왕도가 아주 성근하게 나왔다.

“알았습니다. 그럼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강호는 한번 쯤 만나고 싶었던 진성 리사장을 만날 수 있다는 말에 선뜻 대답했다.


힐튼호텔 2층 VIP방에는 태평양실업의 왕도가 풍성한 음식상을 한상 마련하고 진성실업의 진성을 기다리고 있다. 계약을 체결하는 중대한 일 이외에는 넥타이를 목에 매는 습관이 없는 왕도지만 진성이란 사람의 반듯한 이미지에 자기를 맞추려는 듯이 멋진 양복에 넥타이까지 맸다.

약속시간 5분을 앞두고 밖에서 수하들이 보고를 올렸다.

“회장님, 진성 리사장님이 오셨습니다.”

“모셔라.”

왕도는 소리 높여 대답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젊고 반듯한 얼굴의 진성이가 나타났다. 양로원공정  입찰 때 보았던 얼굴이였다. 귀티와 서생티가 넘치는 것이 전형적인 지식형 기업인임이 틀림없었다. 왕도는 력동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안녕하십니까? 왕도입니다.”

진성 역시 두손을 내밀어 왕도의 손을 잡았다.

“제가 먼저 자리를 마련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진성이라고 합니다.”

진성은 흐트러짐이 없이 깍듯이 인사를 올렸다.

“자, 자, 앉읍시다.”

“네. 네.”

진성과 왕도는 마주앉았다. 가운데 수저가 한몫 더 놓인 것을 보고 진성이 물었다.

“또 누가 오시는가요?”

“공안국 강호 부국장이 오십니다. 차를 한잔 같이 마시고 싶다고 전화가 왔더구만요. 그래서 제가 진성 리사장와 함께 자리를 했으니 참석해달라고 요청했지요. 그랬더니 진성 리사장을 한번 만나고 싶었던 참이라면서 초대에 응했습니다. 진성 리사장님은 그분이 오면 혹시 불편하지 않겠습니까?”

왕도가 사실 그대로 말하면서 진성에게 량해를 구했다.

“아니, 좋습니다. 저도 그분의 존함을 많이 들었댔습니다. 한번 뵙고 싶었댔는데 잘됐습니다.”

진성이도 흔쾌히 대답했다.

나이와 경륜을 따져도 세대 차이가 나는 것 만큼 대화는 거침없었다.

“사실 지난번 실례하였습니다.”

왕도가 고개를 숙였다.

“무슨 말씀이신지?”

진성이가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왕도가 진성에게 차물을 따르며 겸연쩍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공안국 형사경찰대대장 마초는 저와 아주 가까운 친구지요. 저도 그 사람의 신세를 많이 졌고 저 또한 그 사람을 좀 도왔구요.”

“네…”

진성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번에 마초가 검찰이요, 법원이요 하면서 한무리를 동원해가지고 리사장님을 찾았다고 들었는데 그날 저는 마초를 불러 혼뜨검 냈습니다. 아직도 옛날인가 하고 생각하는 무지한 놈들이지요. 지금이 어느 때인데… ㅈㅈㅈ… 먼저 무례함을 보여준 저의 동생을 대신해 사과드립니다.”

왕도가 두손을 합장하고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아니, 아니, 흔히 있는 일인데 어르신께서 어찌…”

진성이는 너무나도 황송스러워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진성 리사장을 많이 지켜보았습니다. 또한 많이 배웠구요.”

왕도가 진성에게 차물을 따라주며 말했다.

“아니, 천만의 말씀을 … 혹시 무람된 점 있으면 지적해주십시오.”

진성이가 성근하게 대답하였다.

“이 바닥에서 저는 사실 무풍지대로 살았었습니다. 모든 건축항목은 제가 다 도맡다싶이 하였지요. 그러다가 지난번 양로원 입찰에서 진성실업에 진 다음 저는 인생 공부를 하였습니다.”

왕도가 말을 이었다.

“사실, 이 바닥의 건축은 제가 혼자서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습니까? 밖에서 치고 들어오는 대형건축사들을 보면 저는 사실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는 밖에서 들어온 대형건축사들에게 일감을 빼앗긴 건 배 아파하지 않고 당신에게 빼앗긴 것만 배 아파한 적 있습니다.”

왕도가 말을 끊고 눈웃음을 지으며 진성이를 바라보았다.

“저는 당신이 거의 무상으로 양로원을 지어주겠다고 나섰을 때는 미친짓이다고 욕했지요.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서야 차츰 당신의 깊이를 깨달았습니다.”

왕도가 잠시 말을 끊었다.

“처음에는 당신이 꼭 마치 나의 발등을 밟으려고 그러는 줄 알았는데 후날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것은 큰 우물을 파놓는 것과 같더구만요. 물을 모아 고기를 키우는 전략을…!”

왕도가 위대한 진리를 발견한 듯 흥분되여 말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진성이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진성 리사장님.”

왕도가 진지한 눈빛으로 진성이를 불렀다.

“네. 말씀하십시오. 왕회장님.”

“외지에서 대형건축사들이 하나도 아니고 줄지어 들어온다는 건 여기 시장 잠재력이 있기에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성 리사장이 우물을 파놓았으니 우리가 우물 안에서 함께 헤염치면 어떻겠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우리 두집만 먼저 묶어놓아도 규모가 웬간한 건축회사는 초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왕도의 눈에는 진심이 절절히 흐르고 있었다. 진성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오늘 아침 신문에 실린 진성실업과 왕도의 태평양실업이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성 보도를 보았을 때만 해도 진성은 피씩 웃고 말았다. 당과 정부를 대변하는 일보가 아닌 일개 자그마한 신문에서 마음대로 써올린 기사라고 생각했을 뿐이였다. 그러나 그것이 왕도 회장의 의도일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진성이였다. 년세를 따져보나 경력을 따져보나 자기보다 선배인 왕도가 겸허한 마음으로 다가오자 진성이도 마음을 열었다.

“사실 저는 사랑하는 녀자를 찾아 청도에 왔다가 뿌리를 내렸습니다.”

진성이의 입에서 처음으로 나온 말이다. 여지껏 청도행의 목적을 숨겼던 진성이였다.

“그래요?”

왕도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스쳐지나갔다.

“이제 나중에 상세히 들려드리겠습니다만 저는 어려서 돈을 가진 자의 힘에 의해 사랑하는 녀자를 빼앗겼습니다.”

진성이가 억이 막힌 듯 입을 앙다물었다.

“사랑하는 녀자를 위해서라도 저는 커져야 했습니다. 사랑하는 녀자를 찾아오기 위해서라도 저는 성공해야 했습니다.”

사랑이라는 말이 나오자 진성의 얼굴은 상기되였고 눈에는 불꽃이 튕겼다. 진성의 마음을 알만 하다는 듯이 왕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매체 네트워크 시대입니다. 인젠 독불장군입니다. 혼자서는 커질 수 없는 세월입니다. 저도 사실 함께 갈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헤맨 지 오래됩니다. 그래서 저는 왕회장님의 견해에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진성이가 불타는 눈길로 왕회장을 바라보았다. 

“오케이!”

흥분된 왕도가 벌떡 일어났다. 그는 진성에게 손을 내밀었다. 진성이도 일어나 왕도에게 손을 내밀었다. 두 사람은 손을 꼭 잡았다.

“진성 리사장님, 저는 마음을 비웠습니다. 저는 일전에 김문수와 만났을 때도 모든 것을 다 받아주는 자세로 합작하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진성 리사장이 그 어떤 요구를 제기하던지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물어도 보지 않고 따져보지도 않고 무작정 사인할 겁니다. 당신을 믿으니까…”

왕도의 손이 진성의 손을 더욱 굳게 잡았다.

“감사합니다. 좋은 인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진성이도 손에 힘을 주어 왕도의 손을 잡았다.

“손님이 오셨습니다. 리사장님.”

왕도의 부하가 문밖에서 말했다.

“공안국의 강호 부국장님이 오셨습니다. 마중합시다.”

왕도는 진성의 손을 잡고 문가로 향했다.

강호가 들어왔다. 강호와 왕도는 서로 포옹하였다. 자주 만난 건 아니지만 지난번에 흠뻑 취하도록 같이 마신 기억이 있는지라 무람없었다. 

“인사하십시오. 공안국의 강호 부국장입니다.”

왕도가 진성에게 말했다.

“존함을 많이 들었습니다. 반갑습니다.”

허리 굽혀 인사하는 진성을 보면서 강호도 진성의 손을 잡고 고개를 숙였다.

“반갑습니다. 알게 되여 기쁩니다.”

왕도는 방금 전 진성이와 나누었던 얘기를 간략해서 소개해 올렸다.

“강호 부국장님, 우리는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저는 젊고 유능한 후배들을 적극 밀어주는 형님으로 남을 것입니다. 아직 합의를 채 하지 않았지만 저는 정정당당하게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커가는 회사의 한개 주주로 만족합니다. 이제 모든 것을 진성 리사장에게 넘길 것입니다.”

왕도의 말에 강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찬사를 표하였다. 진성이가 고개를 저으며 사양하였다.

“아니, 아니, 저는 아직 능력이 안됩니다.”

“충분해, 충분하고 말고, 첫 눈에 알아봤어. 당신은 인물이야!”

왕도가 호탕하게 웃었다. 걸걸한 웃음소리가 집안에 가득 넘쳤다. 강호는 웃음 띤 눈길로 진성을 바라보았다. 반듯한 이미지의 서생티가 다분한 인테리였다. 그는 왕도는 탈변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이고 진성이는 때묻지 않은 옥돌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였다.


58

안과장 죽음에 대한 수사는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혐의대상에 오른 녀인에 대한 인물착의는 포착했으나 실존 인물은 형체없이 사라졌다.

 변장술에 능한 녀자여서 얼굴을 보고 판단하기는 힘들었다. 몽타쥬 전문가에게 의뢰한 결과 동일한 인물로 확정났지만 카메라에 잡힌 두번의 얼굴이 전혀 달랐다.

 녀자는 투자상으로 위장해 호텔에 잠입하였고 호텔화장실에서 변장한후 문수와 안과장을 만났다.

그렇다면 녀자는 왜 문수와 안과장을 만났을가? 그는 문수를 먼저 만났고 문수에게는 오다를 준다며 돈까지 보내주었다. 그다음 그는 안과장을 만났고 안과장에게는 투자회사에 넣어준다고 속인 후 약물로 죽여버렸다. 물론 지금까지는 혐의에 그쳤지만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볼 때 안과장은 바로 그 초선이라는 녀자에 의해 독살되였다.

문수는 고아로 자랐고 원수를 질 만한 일들을 겪은 적도 없으며 목숨을 걸고 남을 구해준 적도 없다.

강호는 백지를 꺼내놓고 발생한 사건들을 다시 한번 라렬하면서 분석에 들어갔다. 주회장과 안과장의 죽음에는 공동점이 있었다. 모두 문수라는 사람이 끼여있었다. 따지고 보니 주회장과 안과장의 죽음은 문수가 위험에 처했을 때 발생했다. 그뿐 만이 아니다.문수와 정호가 위험에 처했을 때 정체 모를 협객이 나타나 구해줬다고 한다. 

날을 새여가며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던 강호는 수사를 원점으로 돌리기로 하였다. 수사가 진전을 보이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도 실용성 있는 방법은 수사를 원점으로 돌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진전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밑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고 방향이 틀렸다는 것을 말한다. 방향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목표와 더 멀어지는 법이다.

살인사건에 녀자가 혐의범으로 되였다는 것은 보통 두가지 경우다. 치정 살인이 아니면 원한 살인이다. 나이를 따져보면 주회장도 충분히 불륜을 저지를 만한 나이고 안과장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년상의 녀인을 좋아하는 것이 대세가 아닌가? 중년의 사랑은 또 중년의 위험이 있을 것이다.

강호는 사복경찰들을 풀어 주회장과 안과장의 출생지부터 시작하여 몸을 담았던 모든 부문에 들어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세부적인 것들을 깡그리 조사해오라고 지시하였다. 인민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태평양실업과 동방편직이 합작하기로 한 후 미나의 일상은 정취가 넘쳤다. 약속된 당일 태평양실업에서는 문수와 약속한 대로 300만 본금에 리자까지 계산하여 미나의 구좌에 넣어주었다. 미나는 300만원의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였고 문수는 300만원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되였다.

가짜 차용증을 만들어 문수를 협박하려는 안과장의 생각에 회의적이면서도 또 은근히 기대하는 모순된 감정을 안고 있던 미나는 돈이 입금되는 순간 마음의 보따리를 던져버렸다. 이제 안과장이 전화를 걸어오면 인젠 포기하라고 매몰차게 말할 생각도 가졌다.

수면제를 먹은 상태에서 강압적으로 첫 관계를 가진 사이긴 하지만 지난 시간 동안 감사한 일이 더 많은 안과장이였다. 얼음 같은 주회장의 곁에서 자기를 위해 좋은 말을 많이 해주었고 주회장이 죽은 다음에는 찾을 수 없는 돈까지 찾아주겠다고 달아다닌 사람이다. 또한 틈만 나면 살을 섞었던 처지로  잠자리에 같이 드는 것이 문턱 넘 듯 쉬워진 사이였지만 진성이가 나타난 후부터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는 안과장과 부딪치는 것만 해도 싫어졌다.

300만원이 해결된 상황에서 인젠 안과장과 전화를 통할 일도 없을 것이다. 안과장이 죽은 날도 미나는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휴대폰을 꺼냈다. 텔레비죤 대신 휴대폰으로 드라마를 보고 뉴스를 보는 데 습관된 미나였다. 위챗에 동영상이 떴다. 안과장의 사진과 함께 <건설은행 안과장 사망, 타살일가 자연사일가>라는 글이 유표하게 안겨왔다.

“뭐? 뭐? 안과장이 죽었다고?”

미나는 텔레비죤을 켰다. 안과장이 죽었다는 뉴스가 화면과 자막으로 번갈아 뜨고 있었다.

“안과장이 죽었대요. 건설은행 안과장이 죽었대요.”

너무나도 당혹스러워 미나는 주방에 달려가 점심밥을 짓는 보모에게 소리쳤다.

“아니, 그렇게 건강하시던 분이?”

보모의 눈이 둥그래졌다.

“어떻게 죽었는데요?”

보모가 물었다.

“몰라요. 좌우간 죽었대요.”

미나는 주방을 떠나 경황없이 자기 침실로 들어갔다. 그는 진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건설은행 안과장이 죽었대요.”

“알고 있소. 독살일 가능성이 크다는구만.”

진성이가 담담하게 대답하였다.

“독살? 누가 독살했는데…?”

어망결에 미나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남편의 친구이고 집안의 재테크를 맡아했고 가끔가다 물고 빨고 하면서 운우지정을 나누었던 사이가 아닌가…

“왜 그리 흥분하오?”

진성이가 어이없는 듯이 조용히 물어왔다. 그제야 미나는 언뜻 정신이 들었다.

“우리집 재테크를 책임진 분이예요. 아직도 그분 손에 많은 자금이 들어가 있는데…”

미나는 안과장 손에 자금이 많이 묶여있다는 것을 내세워 위기를 모면하였다. 안과장이 미나네 집 자금관리를 해준 것을 알고 있던 진성은 더 말하지 않았다. 한숨이 나왔다. 하루밤 사랑이 만리장성을 쌓는다는 말을 실감하였다. 

독살되였다면 분명 300만 때문에 죽었을 것이다. 가령 미나가 오늘 아침에 문수에게 꿔주었던 300만원은 물론 리자까지 계산하여 다 받은 걸 알았다면 흉수는 안과장을 죽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황금 낟가리를 쌓고 또 쌓던 안과장의 죽음은 미나의 가슴에서 웃음을 앗아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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