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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강일 추리소설] 도시는 알고 있다(10)

조글로 潮歌网 2020-09-15

우리 문단 신선한 활력소! 추리소설 작가 허강일!

극작가, 시인, 기자로서의 허강일이 펼쳐보이는 숨막히는 드라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한치 앞도 내다 볼수 없는 운명의 대결! 지금 펼쳐집니다.


 허강일  장편추리소설 

도시는 알고 있다


35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동방편직유한회사의 대표 문수의발걸음은 신바람 났다. 한달 전에 왔던일본 바이어 하나꼬는 약속 대로 선불금을 보내왔다. 생산을 정상 가동시키기에는 충족한 자금이였다.

문수가 다시 생산을 시작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해외바이어들이 줄을 이어 찾아왔다.

문수는 정호를 공장장으로 초빙하고 생산을 책임지게하였으며 자기는 대외업무를 담당하였다.

300만원 빚더미에서 해탈되였지만 그의 속은 그리 편하지않았다. 분명 그는 돈을 꿨고 갚지 않았다. 그런데도 신통하게도 누군가 그 ‘빚’을 깨끗이 정리해주었다. 한평생 깨끗하게 살아온 그는 이것이 정당한 것이 아니라고생각하였다. 자기가 이만큼편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군가의 아픔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그는 지금은 형편이 못되여 갚지 못하지만 이제 돈이생기면 그 돈부터 먼저 갚겠다고 마음 먹었다.당분간 빚 재촉을 받지 않는 것만으로도 그는 행복하였다.

해외 바이어들과의 면담을 금방 끝내고 잠간 눈을 붙이려는데사무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만 한무리 사람들이 우르르 쓸어들었다. 문수가 웬 영문인지 몰라 멍해있는데 앞에 선 사람들이 량쪽으로 정연하게 벌려섰다.

“형님, 어서 들어오십시오.”

졸개들이 량쪽에 벌려선 채 90도 경례를 하자 맨 뒤쪽에서 한놈이 거들먹거리며 나왔다. 사채업자 민혁이였다.

민혁은 문수의 앞에 놓은 쏘파에 펄렁 들어앉으며 담배를꺼내 물었다. 그는 한참 문수를쏘아보다가 탁자 우에 발을 올려놓았다.

“돈은 준비되였는가?”

흰 담배연기를 호흡이 끊기도록 빨아들였다가 길게 내뿜으며민혁이가 물었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요?”

문수가 덤덤하게 되물었다.

“기억력이 나쁘구만. 똑똑한 줄 알았더니 당신이 주회장에게서 돈을 꿔간걸 말이요.”

“그런데?”

“꿔갔으면 갚아야지. 안 그런가?”

“그렇지, 꿔갔으면 갚아야지. 차용증을 보기오.”

문수가 응당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차용증도 없이 빚 받으러 못 다니지.”

민혁이가 손을 내밀자 졸개가 가방을 열고 서류 한장꺼냈다. 차용증 복사본이였다.

“한번 보라고, 오늘은 옛 친구 사이니까 체면을 좀 봐주려고 복사본만들고 왔어.”

민혁이가 차용증 복사본을 문수에게 넘겨주었다.

“이제 일주일 내에 돈을 못 갚으면 우릴 원망 말게나계약 대로 할 거니까…”

문수는 민혁이가 뭐라고 지껄이든 내색을 내지 않고아무런 관심도 없는 듯이 무덤덤하게 차용증을 들고 우로부터 아래까지 읽어보았다. 원본이 아닐 뿐 돈을 꾼 날자와 사인까지 똑같았다.

“복사본이구만.”

문수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원본이 없이 복사본이 있겠나? ㅎㅎㅎ… 우리는 당신과 약속한 그날 원본을 가져올거요. ㅎㅎㅎ”

민혁이가 너털웃음을 웃어댔다. 아츠럽게 들렸다. 일이 변형되여가고 있다는 느낌이 확 안겨왔다. 내색은 내지 않았지만 마음 한구석은 조금씩 허물어져갔다.

“일주일이야, 딱 일주일!”

민혁이가 휘파람을 휙휙 불며 일어나자 나머지 패들이양무리처럼 우르르 쓸어나갔다.

문수는 맥없이 걸상에 물러앉았다. 도저히 동서남북을 가릴 수가 없었다. 그는 거대한 그물이 자기를 향해 덮쳐오고 있음을 느꼈다.

“형님, 어떻게 할가요?”

사채업자 민혁이가 나타났다는 소리를 듣고 달려온 정호가물었다.

“먼저 지켜보자, 분명 문제가 있어. 문제가 있다고…”

문수의 고민이 깊어갔다. 눈으로 직접 본 불에 타버린 차용증과 오늘 민혁이가들고 온 차용증. 대채 어떻게된 것일가? 문수와 정호는이날도 또 다시 날을 샜다. 그러나 답은나오지 않았다.

 

36

진성이가 양로원 건설 설계도를 검토하고 있는데 미나에게서메세지가 들어왔다. 중대한 일이있으니 빨리 만나고 싶다고 하였다. 그는 기술 담당부리사장에게 다시 한번 검토하라고 지시한 후 미나가 지정한 커피숍으로 달려갔다.

“바쁘신 분을 보자고 해서 미안해요.”

진성이가 들어서자 미나가 일어나 마중하며 공손하게말했다.

“사장님이 오시라고 하는데 불같이 달려와야지. 안 그렇소?”

진성이가 사람 좋게 웃으며 대답했다.

“어제 저 건설은행 안과장을 만났어요.”

진성이가 자리에 앉자 미나가 말했다.

“다 알고 있소. 그 자식이 사람 아니더구만.”

“네?”

미나의 두눈이 휘둥그래졌다.

“내가 운전기사를 붙여준 건 미나의 안전을 위해서요. 불편함이 없이 살라고 당신을 감시하기 위해 그런 건절대 아니라는 것을 믿어주오.”

미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진성이가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을 개자식이라고 욕한다는것은 자기와 안과장의 대화내용을 거의 안다는 것을 말해준다. 웨이터들이 유난히 가까이 오가면서 써빙하던 리유를 알 것 같았다. 어찌 보면 운전기사에게 매수 당한 ‘귀’들이였다. 미나는 남편 주회장과 안과장의 관계, 안과장과 사채업자 민혁의 관계 그리고 300만원짜리 차용증이 분실되였다는 말까지 진성에게 다털어놓았다. 물론 안과장과가끔 만나 살을 섞었다는 말만은 빼버렸다.

“경찰에 신고했소?”

진성이가 물었다.

“아니.”

미나가 고개를 저었다.

“사실 남편이 분실했는지 아니면 돈을 이미 받았는지를모르는 상황이고 그 돈의 출처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안과장 역시 신고해도 쓸데없다고 하였어요.”

“안과장이?”

진성이가 량미간을 찌프리며 물었다.

“네.”

“계속 말하오.”

진성이가 차잔을 입에 가져가며 귀를 기울였다.

“안과장이 제 남편의 돈 관리를 했다는 건 알 만한사람들은 다 알고 있어요. 그러나 이 300만원만은 저의 남편이 직접 동방편직의 문수에게 주었다고합니다.”

“오-”

“그리고 저의 남편과 마지막으로 만난 날에도 안과장은그 차용증을 보았다고 했어요.”

“안과장이 미나 남편이 세상 뜨기 전날에 만났단 말이지?”

“네.”

잠간 침묵이 흘렀다.

“그럼 어제 사인한 것을 보기오.”

미나는 진성이가 말하기 바쁘게 핸드백에 넣어두었던합의서를 진성에게 보여주었다.

“300만원에서 절반을 가져간다? 이 자식이 양아치구만.”

진성이가 미간을 찌프리며 말을 이었다.

“차용증이 없는데 무슨 방법으로 받아준다고 합데?”

“자기에게 방법이 있다고 했어요. 돈을 꿔간 사람들은 돈을 꿔다 썼기 때문에 위조서류를들고 가도 모른다고 하면서…”

미나가 미약한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그럼 가짜 차용증으로 돈을 받아준다는 얘기인데…정말 야비한 인간이군, 하이에나 같은인간.”

진성은 안과장의 수단이 고작 이따위 것이였나 싶은듯 고개를 흔들었다.

“이런 돌팔이들이 당신 곁에서 당신을 도와준다고 하기에  내가 사람을 붙여 따라다니 게 하는 거요.”

“그럼 어떻게 할가요? 진성씨.”

진성이 눈을 감았다. 당분간 대안은 없다.

“진성씨는 그 땅에 관심이 없으세요?”

“내가?”

미나의 돌연적인 제의에 진성이가 고개를 저었다.

“내가 그 땅을 차지한다면 남들은 나중에 뭐라고 보겠소? 그 땅을 차지하기 위해 당신을 만났다고 할 게 아니겠소.”

“하긴…”

진성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그 땅에 황금이 나온다고 해도 나는 관심이 없소. 그 땅이 아니라도 개발해야 할 땅이 많고 많으니까.”

진성은 그 땅과 자기를 절대 관련 시키지 말아달라고부탁하였다. 비록 말은 그렇게하여도 현재 상황에서 모른 척할 수는 없었다. 사랑하는 녀자가 남들에게 휘둘러가는 걸 그냥 방치할 수는 없었다.

“암튼 사인까지 했으니까 그렇게 갈 수 밖에 없지. 그리고 안과장이란 사람을 멀리하오. 더 이상 요구도 들어주지 말고…”

“네, 알았어요.”

진성의 말에 미나는 공손히 대답하였다.

진성의 휴대폰이 울렸다.

“공안국 형사경찰대대에서 검사 나왔는데요. 어떻게 할가요?”

사무실 비서가 걸어온 전화였다.

“몇이 왔는데?”

“여러분이 같이 오셨어요. 아마 문제가 심한 것 같습니다.”

녀비서의 목소리는 떨고 있었다.

“알았소. 내가 당장 갈 테니까 기다리라고 하오.”

진성이 일어났다.

“공안국에서 검사하러 내려왔다는구만. 내가 가봐야겠소.”

“진성씨, 괜찮을가요?”

미나가 걱정스레 물었다.

“이 진성이는 진짜로 성의껏 살았기에 어데가 꿀릴데가 없소. 걱정 마오.”

말을 마친 진성이는 쏜살같이 회사로 달려갔다.

 

37

“자, 한잔 하자!”

작은 양꼬치로 유명한 ‘따농남’ 꼬치집 3층에 마주앉은 두 사람은 바로 사채업자 장보와 강표다.

평소 별다른 일이 없을 때면 장보와 강표는 마주앉아술판을 벌렸다. 은밀한 말들을주고 받아야 하기에 장보와 강표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휴대폰을 꺼버리고 내부에서만 아는 휴대폰만 켜놓군 했다.

“안과장의 멋진 몸매를 보고 싶구나?”

장보가 히물히물 웃으며 말했다.

“그걸 봐서 뭘 하오? 개뿔도 멋대가리 없소.”

강표가 코웃음 쳤다.

“오래 하던? 안과장이?”

장보가 궁금증이 발동했는지 집요하게 물었다.

“오래 하게 생겼는가 보오. 배가 남산 만한 게, 섹스는 그래도 미친개처럼 찰싹 달라붙은 패들이 잘한단데…ㅎㅎㅎ”

강표가 맥주를 한잔 비우고 나서 시무룽거렸다.

“안과장은 말이요, 하나, 둘, 셋 하면 철썩 떨어져나간단데. ㅎㅎㅎ”

“하하하, 와, 그래? 그럼 진짜 토끼구나.”

장보가 너털웃음을 웃어댔다.

“그럼 그 몰카동영상은 언제 써먹을가?”

장보가 웃음을 멈추고 진지하게 물었다.

“관건적일 때 써먹어야지, 아직 때가 안됐소. 코를 단단히 꿰려면 한방 크게 덮쳐야지, 안 그렇소?”

강표가 꼭 마치 큰 작전을 꿈꾸는 지휘관인 듯이 주먹까지불끈 쥐고 한방을 약속하였다.

“그럼 그 동영상을 먼저 주면 안되겠니?”

장보가 진담 절반 롱담 절반으로 던졌다.

“형님에게 그걸 줘버리고 나는 찬바람만 마시게?”

강표가 잽싸게 받아치자 집안에는 또 한번 웃음소리가터졌다.

“어제는 안과장과 주회장 마누라가 만나서 뭘 말하던?”

장보가 짐짓 신중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300만원짜리 차용증을 만들어 문수에게서 돈을 받을 타산이던데.”

“차용증을 만든다고? 가짜로?”

“양, 받은 돈에서 절반을 나누어가지기로 했소. 주회장 마누라와 안과장이 각각 반반씩.”

“반반씩?”

장보도 놀란 어조였다.

“반반씩이지.”

강표가 확신에 찬 어조로 대답했다.

“아니, 너, 그걸 어떻게 확신하니? 거기는 방음이 잘돼서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데.”

 장보의 얼굴에 의아스런 표정이 가득 넘쳤다.

“방법이야 많지무-”

강표가 말하면서 호주머니에서 만년필처럼 생긴 미니록음기를꺼냈다.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록음기오. 방향을 조절해놓으면 주변의 목소리는 하나도 록음되지않고 정해진 방향의 소리만 아주 똑똑하게 록음되오. 7-8메터 거리까지는 문제 없소.”

“그래?”

장보가 혀를 찼다.

“국산이니?”

“그렇지, 중국이 못 만드는 게 있소? 생각을 못해서 못 만들 뿐이지. 그저 총을 쏠 때 명중한 곳으로 탄알이 날아가는 것과비슷한 도리요.”

장보가 손을 내밀어 보려 하자 강표가 호주머니에 되넣으면서만지지 못하게 했다.

“짜식!”

장보가 오른손을 들어 강표를 때리려 하다가 손을 허공에멈춘 채 눈을 디룩거렸다.

“가만, 일이 묘하게 번져가네.”

장보는 자기의 맥주잔과 강표의 맥주잔을 장기쪽처럼펼쳐놓고 사색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일단 안과장의 손에 넘어가면 우리는 손을 쓸 기회도없어지는 게 아니니?”

장보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사태의 흐름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저의 생각도 형님과 똑같소.”

강표도 한술 떴다.

장보의 고민은 깊어갔다.

문수의 동방편직의 공장부지는 왕회장에게 있어 자존심이나다름없다. 청도부동산 업계에서종횡무진하였던 왕도는 동방편직 공장부지 인수인계를 시작으로 실패를 련속했다. 비록 가격을 담론하는 정도였다고는 하지만 가령 주회장이끼여들지 않았더라면 동방편직의 공장부지는 왕도 회장의 손에 들어왔을 것이다.

300만원을 무리자로 꿔준다는 미끼를 내걸고 남의 다된장사에 재를 뿌린 주회장을 왕도는 용서할 수 없었다.

“참으로 야비한 인간이구나, 나이를 먹어도 더럽게 먹었다.”

주회장이 300만원을 문수에게 무상으로 꿔준다는 소식을 들은 후왕도 회장이 내뱉은 첫마디였다. 그는 주회장을손 좀 보려 하였다. 적당한 기회에손을 좀 보려 하였으나 주회장이 죽었다.

장보와 강표는 맥주잔 위치를 바꿔가면서 사태의 흐름을분석하였다.

“계약을 체결한 이상 안과장이 주회장의 미망인인 강미나를앞에 내세우는 날에는 동방편직은 고스란히 안과장의 손에 넘어가게 되여있소.”

강표의 분석에 장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안과장의 손에 넘어가는 날에는 모든 것이 허탕을치게 돼있어.”

장보가 주먹으로 밥상을 내리쳤다. 그는 입을 앙다물었다.

‘그렇다. 주회장의 간계에 넘어가 기회를 놓쳤지만 주회장이 죽은마당에 주회장의 심복인 안과장에게까지는 질 수 없다.’

왕도가 밀린다는 것은 자기들의 생존에도 직접적인 영향이있음을 잘 아는 장보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왕도를 위해 총대를 메야 한다. 생각은 뻔해도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술맛이 떨어진 듯 장보와 강표는 후줄근해서 꼬치집을나섰다.

 

38

진성실업의 마당 안에는 공안, 검찰, 법원, 소방대에서 온 차량이 줄느런히 서있고 진성 리사장의사무실에는 공안, 검찰, 소방 등 부문의 책임자들이 마주하고 앉아있다. 우호적인 분위기는 티끌 만치도 없어보였다.

진성그룹 진성 리사장을 마주하고 앉은 형사경찰대대장마초가 입을 열었다.

“오늘 저희가 여기로 온 것은 다름 아니라 진성실업에여러가지 문제가 있다는 신고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의 돌연적인 방문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법률집행 부문의 방문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령도들의 감독은 매개 기업에서 응당 받아들여야 할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진성이가 마초 일행을 둘러보며 대답했다.

“좋습니다. 진성 리사장이 법과 원칙을 따르겠다고 한 이상 여기오신 분들께서 국가의 법규와 제도의 원칙에 따라 의견을 제기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소방대 책임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국가에서 양로원 건설에 대해 매우 중시를 합니다. 설계도를 보았는데 문제가 많습니다. 저희 소방대의 립장에서는 허락할 수 없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소방대 책임자가 말하자 진성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였다.

“이 건물은 워낙 소송에 걸려있던 것인지라 잠시 사용을금지하겠습니다.”

법원집행청의 청장이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언제까지 사용 금지하면 될가요?”

“법원 판결이 끝날 때까지…”

법원에서 내려온 사람이 대답했다.

“알았습니다.”

진성이가 노트에 대화내용을 적으면서 겸손하게 대답하였다.

“마대장님은 할말이 없으십니까?”

법원집행청의 책임자가 마초에게 물었다.

“당연히 있지요.”

마초가 노트를 펼쳐들고 입을 열었다.

“진성그룹에 외국에서 고찰하러 온 분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사실입니까?”

“네,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조사결과를 보면 공안국에 자진신고한 사람은 한건도 없습니다. 24시간 이내에 신고해야 된다는 국가의 정책을 모르시는 건 아니겠지요?”

마초가 엄숙하게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

“벌금이 떨어질 거니까 량해하십시오.”

“알겠습니다.”

진성은 말 한마디 반박하지 않고 수긍만 하였다.

진성의 태도에 불안을 느낀 건 오신 손님들이였다. 웬만한 사람 같으면 사정을 봐달라고 말하거나 변명할것이지만 진성이라는 사람은 얼굴 태도 하나 변하지 않았다.

“인젠 제가 말씀드려도 될가요?”

진성이가 입을 열었다.

“네, 하십시오.”

형사경찰대장 마초가 고개를 끄덕였다.

“몇개 부문에서 한꺼번에 의견을 제기하였기에 한가지한가지씩 대답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진성은 차잔을 들어 한모금 마신 후 말을 이어갔다.

“소방부문에서 양로원 건설 설계도가 문제 있다고 하였는데좋습니다. 저희들은 시공을포기하겠습니다.”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하였다. 이외의 대답에 놀란 듯 소방대 책임자는 마초를 흘낏쳐다보았다. 마초는 당연한일이라는 듯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나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양로원 설계도는국가설계원에 위탁하여 특별히 설계한 것으로서 입찰을 통해 선정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어떤 면에 문제가 있는지 정확히 제시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진성이가 잠간 말을 끊자 소방대 책임자의 얼굴이 굳어지기시작하였다. 그런 변화를못 읽은 듯이 진성이가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정말 문제가 있다면 다시 한번 언급합니다. 만일 설계에 문제가 있다면 저희들은 여기에서 포기하겠습니다. 그리고 국가설계원의 설계도가 불합격이면 어떤 설계도를가져와야 되는지 알려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소방대 책임자가 불안한 듯 몸을 움찔하였다. 2억원짜리 공사를 2천원에 지어주기로 한 것인데 자기가 나서서 파탄 시킬경우 그 후과를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로, 이 건물이 소송에 말려들어서 사용중지하라고 하셨는데좋습니다. 래일이라도 당장나가겠습니다.”

진성이가 법원에서 온 사람을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저희들은 건물주가 체불한 농민공들의 로임을 대신지불하고 이 건물을 구매하였습니다. 정부로부터 향후발생할 분쟁에 대해 해결해준다는 보증서도 받았구요.”

법원 책임자가 할말을 잃은 듯 안절부절 못했다.

진성이가 짐짓 못 본 듯이 진지한 표정을 짓고 말을이어갔다.

“가령 우리 진성그룹에서 이 건물을 사지 않았더라면아마 농민공들은 오늘도 밖에서 데모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면 법원의 의사라면 존중할게요. 래일 당장 집을 빼겠습니다.”

“저…”

“서면으로 된 것이 있으면 남겨주십시오. 래일 당위와 정부의 령도를 찾아갈 것입니다.”

법원에서 온 책임자가 말 한마디 못하고 손바닥만 비벼댔다. 소송에 걸려있다는 것만 알았지, 그런 일면을 모르고 설친 것이 후회되였다.

“마지막으로…”

진성이는 마초를 바라보며 입을 열려했다.

“아, 아니, 알 만합니다.”

마초가 사람 좋게 웃으면서 일어났다.

“보아하니, 우리에게 들어온 신고가 잘못 됐네요. 자, 자, 오늘은 그냥 얼굴이나 익히려고 온 것이기에 그냥 가볍게들으시고…”

마초 일행도 그저 그런 것일 뿐 꼭 그렇게 하라는건 아니라고 구구히 해석하였다.

마초의 전화가 울렸다.

“네, 회장님.”

전화를 받으며 마초가 공손하게 말했다.
“당장 돌아오지 못해!”

누군가 전화기 넘어 호통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 알겠습니다.”

마초 일행은 꼬리를 내리고 줄행랑을 쳤다.

 

39

“베란다에 목란꽃이 활짝 폈네요. 사모님에게도 좋은 일이 생기려는 모양이예요.”

베란다에 활짝 핀 목란꽃에 물을 주던 보모가 잠옷차람으로 해빛을 찾아나선 미나를 보며 말했다.

“와, 이쁘네.”

미나도 활짝 핀 목란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 좋은 일이 생길가요?”

미나가 보모를 보며 반신반의하면서도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물었다. 행복을 갈망하는 사람으로서 확신에 찬 대답을 듣고싶은 것이다.

“어제 꿈을 꿨어요. 사모님이 멋진 남자를 만나서 목란곷이 활짝 핀 곳에서저와 지우를 보며 어서 오라고 손짓하더군요. 그래서 달려가는데 와, 하늘에서 돈비가 내리는 게 아니겠어요?”

보모는 마치 아직도 꿈을 꾸듯이 동경에 찬 모습을그대로 연출하였다.

“그랬어요?”

미나 역시 보모의 꿈에 반색하였다. 아직 진성이와 만난다는 말을 하지 않은 미나였다.

남편이 돌아간 지 얼마 안되고 또한 안과장과의 애매한관계가 있음을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는 보모 앞에 아무 남자에게나 몸을 주는 그런 이미지로 비쳐질가봐 항상 속을 졸이고 있던 미나였다. 그런데 보모는 꿈에서 남자와 같이 있다는 것을 보았다고하지 않는가? 어찌 보면 좋은일들만 이어질 것 같았다. 진성이가 나타났고받지 못할 것 같았던 돈도 바야흐로 받게 되였다.

“사실 좋은 일들이 생길 것 같아요. 지난번에 말했던 잃어버렸다는 300만원짜리 차용증 문제도 해결될 것 같아요.”

미나가 얼굴에 함박웃음 피워며 말했다.

“와, 그래요? 정말 잘됐네. 나는 그 많은 돈을 받지 못하면 어쩌나 하고 얼마나걱정했는데요.”

보모가 반색하였다.

“안과장 그분이 똑같은 차용증을 만들었대요. ”

“와, 그분이 능력이 있네.”

보모는 너무 기뻐 탄성을 질렀다.

“어제 안과장의 사람들이 차용증 복사본을 들고 갔는데문수가 깜짝 놀라더래요. 일주일 후에진짜를 갖고 간다고 으름장을 놓았대요. 아마 일주일후면 돈이 생기든, 땅이 생기든둘 중의 하나가 생길 거예요.”

“혹시 그들이 가짜라는 걸 알면 어쩔가? 괜찮을가? 제발 몰라야 되는데.”

보모가 걱정스레 한마디 했다. 

“걱정마세요. 사람을 찾아서 이제 공증까지 다 끝냈대요.”

“와, 대박이네. 사모님, 정말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보모가 두손을 합장하고 눈물 흘릴 정도로 감격해했다. 그런 보모를 보면서 미나 역시 감동을 받았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이얼마나 큰 행복인지 몰랐다.

 

40

마초를 불러들인 건 바로 태평양실업의 왕도 회장이였다.

왕도의 일을 좀씩 봐주고 짭잘하게 용돈을 타먹었던마초는 왕도가 진성이라는 애숭이에게 양로원 입찰에서 졌다는 것이 속에 걸려 내려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그의 절친들을 데리고 오늘 진성실업을찾아갔다. 속에 조금이라도켕기는 것이 있는 회사들 같으면 언녕 꼬리를 내렸을 것이지만 진성이에겐 그것이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박살 맞은 것이나 다름없다.

“돌대가리 같은 것들이…”

마초를 본 왕도는 줄기차게 욕해댔다. 있는 자의 욕은 거침없다.

“진성이라는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겠니?”

“형님 이름은 반 글자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마초가 변명하였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입찰에서 지자마자 너희들이 찾아갔는데 너희들과 나의관계를 모를 것 같에? 그 사람이 나를양아치로 생각하지 않겠니…”

마초 일행은 고개를 숙였다. 확실히 경거망동했던 것이다.

 

41

공안국 부국장 강호에게 새로운 정보가 날아들었다. 문수에게서 돈을 받기 위해 안과장과 사채업자 민혁이가가짜 차용증을 만들어 움직인다는 내용이였다. 안과장이 가짜 차용증을 가지고 문수를 협박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강호였다. 안과장의 인맥이면 가짜를 진짜로 만드는 건 문제가아니다. 가짜 차용증을 만들었으면 분명 공증처에 가서 공증까지거치고 완벽하게 포장했을 것이다. 

“어떻게 할가요? 가짜를 가지고 사람을 협박한다는 데 확 잡아버릴가요?”

젊은 경찰이 열 받은 듯 내뱉았다.

“아니야. 어떤 사태가 발생하던 가만있어야 해. 우리가 잡을 사람은 사기군이 아니라 살인범이다. 주회장을 죽인 살인범.”

강호가 칼같이 잘라 말했다.

“주회장은 자연사라고 결과 나왔지 않았습니까?”

경찰학교를 졸업하고 금방 들어온 젊은 형사 박걸이가말했다. 

“그건 그 사람들의 결과이고 내 판단하건대 이것은 100% 타살이다. 여기에다 의의를 제기하지 말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다해달라. 모든 가능성이열려있으니까. 알겠는가?”

“옛, 국장님.”

강호의 말이 끝나자 일행은 경례를 올렸다.

한밤중이였지만 강호에게는 새벽인 듯 청신했다.

 

42

정부청사 바로 옆에 높직이 솟은 태평양실업의 8층에 있는 왕도 회장의 사무실 안채에서는 왕도 회장이사채업자 장보와 장보의 끄나불 강표와 함께 차를 마시고 있다.

 “자, 수고했다. 잘 들었다.”

왕도가 흡족한 듯이 강표의 어깨를 다독여주었다. 강표를 불러 직접 정보를 듣기는 이번이 처음이였다. 정부는 물론 깡패세력까지 마음대로 움직이는 왕도이다. 그런 왕도가 강표 같은 심부름군을 직접 만난다는 것은현재의 사태가 그만큼 복잡하다는 것을 설명한다.

왕도는 당면의 판국을 분석해보았다. 안과장은 은행직원으로서 동방편직 부지를 직접 개발할만한 명분이 없다. 동방편직 부지에욕심을 흘리더라도 간접적인 존재 밖에 안된다. 동방편직 개발의 키는 사실 따지고 보면 두 사람에게 있다. 당사자인 문수, 계약서를 체결하고 돈을 빌려준 주회장의 마누라 미나이다. 그러나 현재 주회장은 죽고 미나 혼자 남았다. 미나는 문외한으로 부동산개발에는 관심도 없는 것으로알고 있다.

그렇다면 문수는 어떤가?

문수는 300만원 빚 때문에 쫓겨다니는 신세다. 차용증이 사라진 덕분에 버젓이 나다니고 있지만 속은쫄려있을 것이다. 은행장부에 자금이입력된 것이 남아있는 이상 해결되는 건 시간문제다. 300만원도 못 내는 사람이 부동산개발을 한다는 것은 무리다. 부동산개발의 물이 얼마나 깊은지는 간단한 제조업에몸담갔던 사람들은 알 수 없다.

그런데 최근에 변수가 생겼다. 진성이라는 부동산개발회사가 나타났다.

진성은 자기의 입에 다 들어온 비게덩이를 빼앗아갔고건축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대 남자로 생각해보았을 때 동방편직 공장부지를 개발하기 위한 자기의 노력을 알고 있는 이상 진성실업은 동방편직 공장부지에 손을 대지 않을 것이다.

공존공생의 분위기가 짙은 요즘 분위기 속에서 혼자독식하려고 들면 망하는 길 밖에 없다. 자원통합, 정보공유가 추세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으나 같이 가면 멀리 갈수 있다는 말을 왕도는 습관처럼 해왔다.

그리고 예전의 왕도가 아니다. 예전의 왕도가 불도저처럼 무작정 밀고 나갔다면 지금의왕도는 한발 뒤로 물러서서 심사숙고하는 왕도이다.

“진성실업은 아직 아무런 동향도 없지?”

왕도가 장보에게 물었다.

장보는 강표에게 고개를 돌렸다. 정보통은 강표였기 때문이였다.

“양로원 건설에 최선을 다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동방편직에 대해서는 아직 관심이 없는 걸로알고 있습니다.”

강표가 대답했다.

“안과장은 물론 진성실업에 대해서도 계속 잘 알아봐라. 내가 봤을 때 진성이란 사람은 괜찮은 친구야.”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

장보가 목이 꺾이도록 숙이며 대답하였다.

“자, 인젠 가보아도 괜찮아. 그리고 날자를 잡아 한잔 하자. 우리 셋이서…”

왕도의 말이 끝나자 장보와 강표는 또 다시 90도 경례를 올렸다. 장보를 따라 나가던 강표가 돌아섰다.

“저, 회장님.”

강표는 말을 하려다가 장보의 기색을 살폈다. 장보를 통해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기본 룰인 것만큼 장보 앞에서 설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할말이 있으면 말해라.”

장보가 고개를 끄덕였다.

“중대한 발견을 하였습니다. 회장님.”

“뭔데?”

“진성그룹의 진성과 주회장의 마누라가 같이 있는 것을보았습니다.”

“뭐라고? 진성과 주회장의 마누라가 만났다고?”

“네. 그렇습니다. 회장님.”

강표가 깍듯이 경례를 올리면서 대답했다.

“자, 자, 다시 앉아서 말해라.”

왕도가 강표와 장보를 다시 불러 앉혔다.

“주회장의 사모님과 진성이가 강뚝 양꼬치집에서 양꼬치를같이 먹었고 호텔까지 같이 갔다고 합니다.”

“뭐라고? 그게 정말 사실이니?”

“네, 직접 확인하였습니다.”

왕도에게는 세상이 뒤집어질 소식이였다. 그렇다면 진성이라는 놈은 동방편직 부지를 보고 달려온놈이란 말인가? 양로원공정 입찰현장에서 보았던 진성은 진정과 순수함이 넘치는 젊은이였다. 지난번 마초가 공안, 소방, 법원의 인맥관계를 다 동원해가지고 진성을 찾아갔다가 박살났다. 정정당당하게 회사를 키워온 사람 앞에서 공안, 소방, 법원은 맥을 못 춘다. 

마초의 보고를 듣고 그는 진성이를 얼마나 높이 흠모했는지모른다. 그는 진성이가 녀자의 치정관계를 빌어 전 남편의 땅을개발할 만큼 비렬한 놈은 아니라는 자기의 판단이 틀리지 않기를 바랐다.

“진성이란 사람에 대해서는 좀더 알아봐라.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이면 같이 가고 같이 갈 수없다면야 물론 방법 없지만… 그리고 나는 칼을 이미 빼들었다. 동방편직 공장부지는 내가 개발할 거니까 그리 알고 최선을 다해달라.”

왕도는 세세한 정보까지 다 챙겨들은 후 장보와 강표를내보냈다. 장보와 강표는도적고양이처럼 빠져나갔다.

왕도는 휴대폰을 들었다.조변호사를 부른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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